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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오늘은 갑자기 심란해서 일기 하나 쓴다.

터프 프로그래머 2012. 1. 13. 23:29
페이스북에 선배님들 대학 붙었다는 피드도 하나 둘씩 올라오니 그 동안 쌓여왔던게 생각나서 한 자 적고 싶어졌다.

주변에 친구들이 (특히 소마 친구들) 여기 저기에서 상 받거나 외부활동을 잘 하는 모습을 자꾸 보게 된다. 
물론 그 동안 없었던 일은 아니지만 특히 소마 연수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변 친구들의 그런 모습들을 더 많이 보게 되었고
참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나도 상을 좀 받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맘 속에 품어왔었는데
세상이 그리 맘대로 되는 세상은 아니어서 결국 2학년에도 미진한 결과를 맺고 말았다.

고등학생인 나는 이제 3학년이 되고 가장 중요한 입시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여러가지를 따져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수시 중에서도 입학사정관제를 생각하게 되었고
내 능력을 분석해봤을 때 갈 수 있는 최고 대학은 한양대학교이다.
물론 한양대학교는 무척이나 좋은 학교이고 예전부터 마음에 뒀던 대학교이며 단지 이제는 실제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둔 학교가 되었을 뿐이다. 

다만 조금 안타까운 점이라고 하면 나는 다른 친구들처럼 많은 수상실적이 있는 학생이 아니며 내신 또한 훌륭한 학생은 아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연수 과정을 하면서 2학년 2학기 때는 그 동안 성적 중 최하를 받았다.
성적표를 보면 스토리가 느껴진다.
1학년 1학기 때는 원래 공부를 못 했던 학생이었으니 내신이 좋지 않았고
은근히 공부에 대해 흥미가 붙어서 조금 열심히 하니 2학기가 되어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
그 기세를 이어 2학년 1학기 때도 이전보다 나은 성적을 얻게 되었다.
1학기 말,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에 합격하였고  이 과정에 모든걸 투자하면서 2학기 성적이 급락한 것이다.
(물론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매우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곳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내신은 내가 행동해왔던 대로 이루어진 것이라 아무 할 말은 없지만 수상 실적에 대해서는 참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것을 생각할 때는 남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고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이다.
항상 유쾌한 삶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가장 비참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가 없다.
물론 이것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그럼 더 상처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상 실적에 대한 생각을 할 때에는 사색에 잠기게 된다.
현재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남들과 비교해서 나라는 존재는 어느 정도인지.
그럼 자연히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오만일지 모르나 나 자신은 남들과 비교해서 뒤처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남들이 말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는 비록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기는 하지만
나이에 비해 굉장히 어른스러운 편이며, 생각이 깊다.
또한 추구하는 방향인 프로그래밍에 있어서도 그 실력이 여기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절대 뒤처지지 않고 훌륭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절대 남들보다 덜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수상 실적이 적다는 것에 대해 더 슬픈 것이다. 

나는 굉장히 호승심이 강한 성격이다.
친구가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분명 축하해주는 마음도 있지만 그 만큼 친구를 넘어서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이 강하다.
물론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고 마음 속에만 담아 둔다.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는 순간 내 속마음이 속마음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만.)
그리고 친구들을 내 라이벌 리스트에 넣어두는 것이다.
이런 내 성격이 나를 힘들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내가 열심히 달릴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다만 요즘은 이 호승심 때문에 계속해서 내가 상처입고 있기 때문에 심란하기도 하다.
친구는 여러 곳에서 상을 받는데 나만 못 받으니까....

이 모든게 대학을 잘 가기 위한 마음에 생겨난다.
내가 친구들보다 잘남을 입증하고 싶은 마음에 대학을 잘 가려는 것인 결코 아니다.
다만 여기서 내가 좀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한 만큼 댓가를 얻게 된다면 너무 기쁠 것 같다.

남들은 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너 정도라면 대학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난 그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마음에는 점 점 상처가 늘어난다.
불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눈에 보이는 수상실적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잠재력과 열망, 속 깊은 생각 등
나의 알맹이를 보고 나를 대학에서 뽑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복잡해진 마음을 풀고 싶어서 글을 썼더니 더 복잡해진 것 같다.
남은 입시 기간 동안 내 모든 것을 펼쳐보이고,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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